최근 진행하던 한 세탁소 매매가 듀딜리전스 과정에서 결국 무산 되었습니다. 사업체 거래가 중단되는 이유는 가격, 대출, 리스, 일정, 당사자의 성향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번 거래를 통해 다시 확인한 점은 분명했습니다.
사업체 듀딜리전스는 셀러의 적극적인 협조와 바이어의 합리적인 요구가 함께 이루어질 때 제대로 작동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글은 특정 당사자의 잘잘못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거래가 중단되는 과정을 지켜본 브로커의 관점에서 듀딜리전스의 적정선을 살펴보기 위한 것입니다.
바이어의 검증 요구는 당연하다
바이어가 사업체를 인수하기 전에 매출과 비용, 장비 상태, 리스 조건, 부채와 법적 문제 등을 검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하는 만큼 셀러가 제공한 정보가 실제 사업 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의문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듀딜리전스에서 확인해야 할 구체적인 자료와 실사 항목은 **「사업체 인수 Due Diligence란? 바이어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실사 항목」**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특히 세탁소처럼 현금과 코인 매출의 비중이 높은 업종은 매출 검증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카드매출이나 POS 자료만으로 전체 매출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세금보고서, 은행 입금내역, 유틸리티 사용량, 실제 고객 흐름, 코인 수거 방식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바이어의 검증 요구는 정당합니다. 그러나 듀딜리전스가 바이어가 원하는 모든 방식을 셀러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요구사항에는 목적과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
바이어는 가능한 많은 자료를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요구할 때마다 그 자료가 실제 거래 판단에 필요한 것인지, 이미 제공된 자료와 중복되는 것은 아닌지, 셀러가 현실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식인지 살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셀러가 평소 사용하지 않던 복잡한 매출 확인 방식을 갑자기 요구받거나, 같은 목적의 추가 요구가 계속 반복되면 셀러는 자신의 운영방식과 신뢰가 계속 부정당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요구의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방법과 범위가 현실성을 잃으면 협조를 얻기 어려워집니다.
듀딜리전스는 감사나 수사가 아닙니다. 바이어의 목적은 모든 가능성을 끝없이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인수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핵심 위험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료를 요구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 자료가 매출이나 수익성 판단에 실제로 필요한가
- 이미 다른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닌가
- 이 요구를 통해 어떤 의문을 해결하려는가
- 셀러의 평소 운영방식 안에서 확인 가능한가
- 확인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거래 규모에 비해 합리적인가
이런 기준 없이 요구가 계속 늘어나면 듀딜리전스는 거래를 보호하는 절차가 아니라 거래를 소모시키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듀딜리전스에서 확인해야 할 구체적인 자료와 실사 항목은 「사업체 인수 Due Diligence란? 바이어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실사 항목」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셀러의 협조도 거래의 중요한 일부다
반대로 셀러도 “나는 원래 이렇게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바이어의 검증 요구를 모두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사업체를 매각하려면 광고나 구두설명으로 제시한 매출과 비용을 합리적으로 확인할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바이어에게 충분한 검증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큰 금액을 투자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현금매출이 많은 업종에서는 셀러의 설명과 협조가 더욱 중요합니다. 장부가 완벽하지 않거나 공식자료만으로 전체 매출을 설명하기 어렵다면, 평소 어떤 방식으로 매출을 관리해왔는지 투명하게 설명하고 바이어가 납득할 수 있는 확인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셀러가 모든 요구를 무조건 수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협조는 필요합니다.
- 제공 가능한 자료를 지체하지 않고 전달한다
- 자료의 한계와 부족한 부분을 솔직히 설명한다
- 합리적인 범위에서 검증 기회를 제공한다
- 기존 운영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 요청한 방식이 어렵다면 대안을 제시한다
바이어는 셀러의 말만 믿고 투자할 수 없고, 셀러는 바이어가 아무런 검증 없이 믿어주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결국 거래는 설명과 검증이 만나는 지점에서 성립합니다.
자료의 양보다 검증 방법에 대한 합의가 중요하다
좋은 듀딜리전스는 자료를 무조건 많이 받는 과정이 아닙니다. 무엇을 확인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 것인지, 언제까지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양측이 초기에 합의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업체 매출을 검증할 때는 여러 자료를 조합할 수 있습니다.
- 세금보고서와 손익계산서 비교
- 은행 입금내역 확인
- POS 및 카드매출 자료 검토
- 공과금과 매출 추세 비교
- 일정 기간 실제 운영 관찰
- 현금 또는 코인 수거 방식 확인
- 장비의 가동 상태 점검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업종과 자료의 신뢰도, 거래 규모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문제는 바이어가 “내 방식대로 하지 않으면 협조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셀러가 “내 방식을 믿지 못하면 거래하지 않겠다”고 반응할 때 발생합니다. 어느 한쪽이 자신의 방식만 고집하면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중간지점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듀딜리전스의 목적은 완벽함을 찾는 것이 아니다
사업체는 살아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매출은 월별로 변하고, 비용은 일정하지 않으며, 기록방식도 사업주마다 다릅니다. 특히 오랫동안 운영된 소규모 사업체는 모든 자료가 대기업처럼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요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거나 부족한 자료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바이어는 자료의 한계를 이해하면서도 핵심 위험은 반드시 검증해야 하고, 셀러는 자신의 사업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중요한 사실을 숨기거나 검증을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좋은 듀딜리전스는 완벽한 사업체를 찾는 과정이 아니라, 남아 있는 불확실성을 바이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줄이는 과정입니다.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면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불일치나 설명 가능한 차이까지 모두 거래 불가능의 근거로 본다면 어떤 사업체도 듀딜리전스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거래를 살리는 듀딜리전스의 기준
사업체 매매가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셀러는 합리적인 범위에서 자료와 확인 기회를 성실히 제공해야 합니다. 바이어는 거래 판단에 실제로 필요한 항목에 집중하고, 요구의 목적과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또한 양측 모두 자신의 요구가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필요한 검증은 분명하게 요구하되, 방법과 절차에서는 대안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사업체와 준비된 바이어가 만났더라도 검증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거래는 무산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료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양측이 합리적인 확인 절차를 만들고 성실히 협조한다면 거래는 계속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번 거래는 마무리되지 못했지만, 한 가지 교훈은 분명했습니다.
듀딜리전스는 상대방의 잘못을 찾아내거나 자신의 방식을 관철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거래를 계속 진행할 수 있는 신뢰와 근거를 함께 만드는 과정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