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체를 매각하려는 셀러와 상담하다 보면 아주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이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면 제가 투자한 금액은 쉽게 들어가요. 그러니 이 가격이 높은 게 아닙니다.”
셀러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려면 인테리어, 장비, 공사비, 보증금, 허가, 라이선스, 초기 재고와 운영비까지 상당한 돈이 들어갑니다. 특히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그 투자금액이 아직 너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매출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수익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셀러는 생각합니다.
“적어도 내가 투자한 돈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사업체 매각에서 시장이 평가하는 것은 셀러가 과거에 얼마를 투자했는가가 아니라, 지금 이 사업체가 얼마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가입니다.
이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매각가격을 정하는 첫 단계부터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사업체 매각 가격을 정할 때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과거 투자금액을 현재 시장가치와 동일하게 보는 것입니다.
사업을 새로 만드는 비용과 현재 사업체의 가치는 다르다
예를 들어 사업을 시작하면서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좋은 인테리어를 하고,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고, 공사를 하고, 각종 허가를 받은 뒤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영업을 시작한 뒤 예상보다 매출이 나오지 않고 수익성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현재 시장에서 평가되는 사업체의 가치는 50만 달러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셀러는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이 정도 사업을 새로 만들려면 100만 달러는 쉽게 들어갑니다. 그러니 100만 달러를 받는 것이 비싼 게 아닙니다.”
그 말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같은 규모의 사업을 새로 만들려면 비슷한 금액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어가 판단하는 기준은 다릅니다.
바이어는 다음을 봅니다.
- 현재 매출이 얼마인가
- 실제 오너수익이나 현금흐름은 얼마인가
- 그 수익이 자료로 검증되는가
- 리스 조건은 좋은가
- 장비와 시설은 얼마나 더 사용할 수 있는가
- 인수 후 추가로 투자해야 할 비용은 얼마인가
- 오너가 바뀐 후에도 현재 매출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는가
즉,
사업을 새로 만드는 데 100이 든다는 사실과 현재 운영 중인 사업체의 시장가치가 100이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새로 사업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일종의 재구축 비용에 가깝습니다. 반면 운영 중인 사업체의 매매가격은 현재의 수익성, 자산상태, 리스 조건과 향후 유지 가능한 경제적 가치를 중심으로 결정됩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수록 본전에 대한 미련은 커진다
이 문제는 오래 운영한 사업체보다 오히려 새로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업체에서 더 자주 나타납니다.
오픈 당시 쓴 돈이 아직 기억에 너무 생생하기 때문입니다.
몇 년 동안 사업을 운영한 셀러는 시간이 지나면서 장비가 감가되고, 인테리어도 오래되며, 사업체 가치가 투자금액과 다르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1~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이 돈을 들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절반 가격에 팔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셀러가 언제 얼마를 투자했는지를 기준으로 보상하지 않습니다.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200만 달러짜리 사업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거래에서는 투자금액과 사업가치의 차이가 매우 큰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업을 시작하면서 2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해도, 실제 매출과 수익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사업체의 시장가치가 1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셀러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시설을 새로 만들려면 200만 달러 이상 들어갑니다. 그러니 최소한 200만 달러는 받아야 합니다.”
브로커가 현재 재무자료와 시장상황을 설명해도 그 가격을 쉽게 포기하지 못합니다.
결국 200만 달러를 Asking Price로 정해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바이어들은 셀러가 과거에 투자한 금액을 기준으로 오퍼를 만들지 않습니다.
사업체의 수익과 Asking Price 사이의 차이가 너무 크면 협상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예 검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매물을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은 뒤 6개월 동안 의미 있는 inquiry 하나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뒤에야 셀러가 가격을 낮추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그때부터입니다.
가격을 늦게 낮추면 처음부터 적정가로 내놓은 것과 같지 않다
셀러들은 종종 이렇게 생각합니다.
“일단 높은 가격으로 내놓고 안 팔리면 나중에 내리면 되죠.”
언뜻 보면 손해 볼 것이 없는 전략처럼 보입니다.
높은 가격에 팔리면 좋고, 안 팔리면 나중에 낮추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업체 매각에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체는 매각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계속 운영되어야 합니다.
렌트, 급여, 보험, 유틸리티, 재고와 각종 운영비가 계속 발생합니다.
적자가 나는 사업이라면 매달 손실이 누적됩니다.
동시에 리스의 남은 기간은 줄어들고, 장비는 노후화되며, 매출이 계속 감소한다면 사업체의 시장가치 자체도 함께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시장에서 80만 달러 정도에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체를 셀러가 본전을 이유로 150만 달러에 내놓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6개월 동안 제대로 된 바이어를 찾지 못하는 사이 매달 2만 달러의 운영손실이 발생한다면, 그것만으로도 12만 달러가 사라집니다.
그 사이 매출이 더 떨어져 사업체의 시장가치가 70만 달러로 내려갔다면 셀러는 단순히 가격을 낮춘 것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입니다.
처음 80만 달러에 매각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고, 추가 운영손실까지 발생했습니다.
잘못된 Asking Price 때문에 잃는 기회비용이 더 클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사업체 매각에서 자주 간과됩니다.
셀러는 보통 다음 질문만 생각합니다.
“얼마까지 받을 수 있을까?”
하지만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사업체라면 반드시 하나를 더 생각해야 합니다.
“그 가격을 기다리는 동안 얼마를 잃게 될까?”
예를 들어 합리적인 시장가격으로 지금 매각하면 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사업체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셀러는 70만 달러를 원합니다.
20만 달러를 더 받기 위해 1년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그 1년 동안 사업에서 10만 달러의 운영손실이 발생하고, 실적이 더 악화되어 결국 40만 달러에 매각하게 되었다면 결과는 단순히 “10만 달러 싸게 팔았다”가 아닙니다.
처음 50만 달러에 팔았을 경우와 비교하면,
- 최종 매각가격에서 10만 달러 감소
- 운영 중 10만 달러 추가 손실
- 1년 동안 묶여 있던 자금
- 다른 사업이나 투자로 이동할 수 있었던 기회
- 셀러가 계속 사업에 투입한 시간과 노동
까지 함께 잃은 것입니다.
즉 잘못된 Asking Price의 비용은 최종 판매가격 차이만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셀러가 높은 가격으로 얻으려고 했던 추가 금액보다, 그 가격 때문에 흘려보낸 시간의 기회비용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적정가격으로 내놓는다고 바로 팔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반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실적이 좋아져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과 수익이 계속 감소하고 있고 개선 가능성이 낮다면 시간은 셀러에게 우호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그런 사업체에서는 시간이 가치를 만들어주는 자산이 아니라, 남아 있는 가치를 계속 소모하는 비용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사업체에서는 매각 실패의 결과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사업체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20만~30만 달러대의 작은 사업체에서도 거의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예를 들어 사업을 시작하면서 3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현재 시장가치는 15만 달러 정도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셀러는 말합니다.
“30만 달러나 들였는데 15만 달러에 어떻게 팝니까?”
그래서 30만 달러를 고집합니다.
몇 달 동안 바이어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 사이 렌트와 인건비는 계속 나가고 매출은 더 떨어집니다.
결국 셀러가 버티지 못해 사업을 폐업하게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운영 중인 사업체로 판매했다면 15만 달러라도 받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문을 닫은 뒤에는 영업권의 가치가 거의 사라질 수 있습니다.
남는 것은 장비의 중고가치와 일부 재고 정도일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리스 해지, 철거, 미지급 비용 때문에 오히려 추가 지출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30만 달러의 본전을 원했지만, 결국 15만 달러라도 회수할 기회를 놓치고 영업권 가치가 0에 가까워지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업체 매각 가격은 투자금이 아니라 시장가치로 결정된다
사업체를 매각할 때 셀러는 세 가지 숫자를 구분해야 합니다.
내가 투자한 금액
사업을 시작하거나 인수할 때 실제로 들어간 돈입니다.
내가 받고 싶은 금액
셀러가 심리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희망가격입니다.
현재 시장이 인정하는 가치
현재 매출, 수익, 리스, 장비, 입지, 운영위험과 향후 유지 가능성을 기준으로 바이어가 실제로 지불할 가능성이 있는 금액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숫자는 셀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은 결국 세 번째 숫자입니다.
「내 비즈니스는 얼마에 팔릴까? 사업체 가치평가의 핵심 기준」
과거에 쓴 돈은 바이어에게 받을 수 있는 청구서가 아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30만 달러를 들여 인테리어를 했다고 해도 그 인테리어가 현재 바이어에게 3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20만 달러에 구입한 장비도 현재 중고가치는 훨씬 낮을 수 있습니다.
오픈 준비 기간 동안 지출한 렌트와 인건비도 사업체의 자산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이어가 지불하는 돈은 셀러의 과거 지출을 보상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바이어는 앞으로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에 돈을 지불합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사업체 가치평가의 출발점입니다.
때로는 손절이 가장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다
“손절”이라는 표현은 다소 거칠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업체에도 같은 개념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계속 같은 판단을 유지하면, 과거에 발생한 손실 때문에 미래의 선택까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사업의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개선 가능성이 낮다면 질문을 바꾸어야 합니다.
“얼마를 받아야 본전인가?”
가 아니라,
“지금 매각하면 남아 있는 가치 중 얼마를 회수할 수 있는가?”
가 되어야 합니다.
현재 50의 가치가 남아 있다면, 과거에 100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100만 고집하다가 결국 0에 가까워지는 것보다 50을 회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실패를 인정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남아 있는 자산과 선택권을 지키는 결정입니다.
브로커의 역할은 셀러가 듣고 싶은 가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리스팅을 받기 위해 셀러가 원하는 가격에 무조건 동의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셀러가 100만 달러를 원하면 “한번 그 가격으로 시작해 보죠”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가치가 50만 달러라면 그 가격으로 마케팅하는 것이 정말 셀러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사업체가 시장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문의조차 받지 못하면 셀러가 잃는 것은 시간뿐만이 아닙니다.
- 렌트
- 급여
- 보험
- 유틸리티
- 재고와 운영비
- 장비의 노후화
- 줄어드는 리스 기간
- 악화되는 실적
- 다른 기회를 선택하지 못하는 기회비용
이 계속 누적됩니다.
브로커가 현실적인 시장가격을 설명하는 것은 단순히 가격을 깎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남아 있는 사업체의 가치를 최대한 회수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언일 수 있습니다.
높은 Asking Price가 항상 셀러를 위한 것은 아니다
사업체를 판매할 때 가장 높은 숫자로 시장에 내놓는 것이 반드시 좋은 전략은 아닙니다.
현재 시장에서 바이어가 검토할 수 있는 가격으로 시작하면 여러 바이어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쟁이 생기면 오히려 셀러에게 더 좋은 조건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가치를 크게 벗어난 가격은 바이어에게 비싸 보이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검토 우선순위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가격을 낮춘다고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동안 사업체의 실적과 리스, 시설상태가 변했을 수 있고 셀러 역시 운영비와 시간을 계속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높은 Asking Price를 고집하는 것이 반드시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한 전략은 아닙니다. 때로는 받을 수 있었던 가격과 시간을 동시에 잃는 가장 비싼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업체 매각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는 과거에 투자한 돈과 현재의 가치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지출한 돈에 대한 미련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가치까지 잃는 것보다는, 시장이 인정하는 현실적인 가격을 받아들이고 회수할 수 있는 가치를 회수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