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체 매각 시점, 조금 더 기다리면 더 잘 팔릴까요?

사업체 매각 시점, 조금 더 기다리면 더 잘 팔릴까요?

핵심 답변

사업체를 지금 팔아야 할까요, 조금 더 기다려야 할까요?

기다릴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실적이나 리스 조건을 개선할 계획이 있는지, 그동안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살펴보세요.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만으로 더 좋은 오퍼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장사가 잘되면 지금 팔기는 아깝습니다. 조금만 더 운영하면 돈을 더 벌 것 같습니다. 반대로 장사가 안되면 이 상태로는 제값을 못 받을 것 같아 팔기 싫어집니다. 사업체 매각 시점을 정하는 일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오너 입장에서는 두 마음이 다 이해됩니다. 오랜 시간 일한 가게인데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겠습니까. 다만 기다리기로 했다면, 무엇이 달라지기를 기다리는지는 분명해야 합니다. 매출을 회복할 계획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가격을 받아줄 사람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것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카운터오퍼에 서명을 받았다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한 거래에서 셀러의 카운터오퍼에 서명을 받아 바이어 측에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가격과 조건의 차이가 커서 당장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협상은 거기서 멈췄습니다.

브로커로서는 힘이 빠집니다. 셀러에게 조건을 받아내는 데도 시간과 설득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애쓴 것과 바이어가 그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셀러가 양보했다고 느끼는 금액도 바이어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답장 하나로 셀러가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다른 바이어를 기다리는 것도 선택입니다. 다만 그 선택에는 다음 사람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점과, 그동안 계속 가게를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라옵니다.

매각 시점을 이야기할 때 저는 이 부분을 빼놓고 싶지 않습니다. 팔겠다는 결심과 실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정하는 일 사이에는 생각보다 거리가 있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무엇이 좋아질까요?

기다리는 편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매출이 일시적으로 떨어진 이유가 확인됐고 회복을 위해 이미 손을 쓰고 있다면, 그 결과를 보여준 뒤 매각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리스 연장 협의가 진행 중이거나 정리하지 못한 장부를 맞추는 중이라면, 시간을 쓰는 목적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달라질 일은 정해져 있지 않고 희망가격만 그대로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바이어가 비싸다고 느끼는 이유가 수익이나 리스 조건에 있는데, 몇 달이 지났다는 이유로 그 문제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특히 적자가 나는 가게라면 기다리는 비용을 직접 적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매달 메우는 돈에 수리비나 추가 투자까지 들어가면, 나중에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받아도 손에 남는 돈은 오히려 줄 수 있습니다. 투자한 돈과 현재 팔 수 있는 가격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잘될 때는 팔기 아까운 마음부터 듭니다

실적이 좋아지면 셀러는 앞으로의 수익을 생각합니다. 바이어가 나타났더라도 조금 더 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바이어는 그 좋은 실적이 자신이 인수한 뒤에도 이어질지부터 따집니다.

저는 최근 한 달 장사가 잘됐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을 다시 올리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좋아진 실적을 보여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증가가 계속될 근거를 설명하는 일은 셀러 쪽에 남아 있습니다. 이미 검토하던 바이어가 달라진 가격까지 받아줄지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고민은 이번 달 장사가 잘됐으니 매각 가격도 올려야 할까?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잘되는 가게를 급히 팔라는 뜻은 아닙니다. 계속 운영해서 얻을 수익과 지금의 조건으로 매각했을 때 남을 돈을 비교해보자는 것입니다. 오너의 근무시간과 체력도 그 계산에서 빠져서는 안 됩니다.

매물을 내놓기 전에 세 가지는 정해두셨으면 합니다

희망가격은 정했는데 실제 오퍼가 왔을 때 어디까지 협의할지는 생각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부터 가족과 상의하고, 남은 부채를 계산하고, 팔고 나면 무엇을 할지 고민하면 답변이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는가. 돈뿐 아니라 건강과 가족 사정, 본인이 계속 일할 의향도 포함해서 생각합니다.
  • 어떤 조건이면 진지하게 협의할 것인가. 가격 외에 현금·융자 조건, 인수인계 기간과 클로징 일정도 함께 봅니다.
  • 기다린 뒤 무엇을 기준으로 다시 판단할 것인가. 막연히 몇 달 뒤가 아니라, 확인할 실적이나 해결할 리스 문제 등을 정해둡니다.

이 기준을 브로커에게 미리 알려주면 오퍼가 왔을 때 훨씬 구체적인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까지 수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내가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거절하는 것과, 일단 거절하고 다음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 다릅니다.

저도 셀러에게 언제 팔아야 가장 좋은 가격을 받는다고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기다리는 동안 무엇이 나아질지, 얼마가 더 들어갈지, 지금 들어온 제안을 놓치면 무엇을 다시 시작해야 할지는 같이 따져볼 수 있습니다.

매각을 서두르고 싶지 않다면 오히려 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부터 브로커와 이야기를 나눠보셨으면 합니다. 당장 리스팅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더는 운영하기 어려워진 뒤에야 매각 준비를 시작하면, 기다리고 싶어도 기다릴 여유가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 거래는 당사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외한 필자의 경험입니다. 이후의 설명은 중개 실무 관점의 일반적인 의견이며 특정 거래의 법률·세무·금융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적용은 계약서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련 전문가에게 확인해야 합니다.